•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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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양보호사 김슬기입니다. 손 먼저 씻고 들어갈게요. 어르신, 어제 잘 주무셨나요?”

 

요양보호사의 인사로 어르신의 하루가 시작된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다치면서 다른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 김슬기는 그 누군가의 대명사다. 우리는 돌봄노동을 나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일로 여기다가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막막해 한다. 늙고 병들고 다치는 건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센터장 최경숙, 이하 종합지원센터)가 펴낸 ‘어르신 돌봄을 이해하는 좋은돌봄 안내서’ 『슬기씨, 돌봄을 부탁해』는 새내기 요양보호사 김슬기가 돌봄 현장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살펴보고 대응 방법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종합지원센터는 ‘서울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종합계획’에 따라 요양보호사 돌봄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개발사업을 해왔다. 그 결과 중 하나로 지난해 말 『슬기씨, 돌봄을 부탁해』가 발간되었고 이번에 이북(E-book)으로도 나온 것이다. 


종합지원센터가 설립된 2013년부터 쌓인 생생한 경험과 사례를 토대로, 돌봄 각 분야 전문가가 이론과 현장을 아우르며 요양보호사가 갖추어야 할 돌봄 윤리와 돌봄 지식, 돌봄 기술,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갈등이 생겼을 때 대처법을 알려준다.


요양보호사만을 위한 책이라고? 이 책을 읽으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무엇인지, 장기요양 인정은 어떻게 받는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나를 위한 대비이자 주변을 돌볼 채비를 돕는 내용으로, 돌봄노동 종사자와 이용자 주변인 모두를 위한 실용서다.


『슬기씨, 돌봄을 부탁해』 이북은 시중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서울시에 귀속된다.

 

□ 책 속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은 할 일이 한꺼번에 보인다. 눈에 들어오는 일을 한 번에 해치우다 보면 내 몸과 마음은 지치지만 이용자와 보호자의 눈에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비칠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일을 요구받게 되면서 점차 몸도 지친다. 자존감도 떨어져 수동적인 요양보호사가 되기 쉽다. 결국 이용자는 실망하고 요양보호사 또한 자신의 호의를 당연시하는 이용자의 태도에 화가 나게 된다.―‘2주차, 업무 쪼개기’ 중에서”

 

“치매는 보이지 않게 오랫동안 진행되어 오다가 비로소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하던 일을 못 하거나 생각이 멈춰버리는 것이 아니다. 설령 사람들 앞에서 배변 실수를 하더라도 자존심이나 수치심까지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적인 능력은 이전보다 못해도 감정은 끝까지 남아 있다.―‘치매 어르신과의 의사소통’ 중에서”

 

“요양 현장에서 갈등 상황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으나 갈등 후 관계의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갈등 상황은 종료되었으나 실제 이용자와 감정적 화해 없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흐지부지 무마해버리면 미묘한 어색함은 그대로 남는다. 갈등은 또 반복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일단 상황이 종료되면 이용자와 요양보호사 모두 감정적 화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점차적으로 감정적 소진을 줄여나갈 수 있다.―‘슬기로운 갈등 해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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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씨, 돌봄을 부탁해』 이북 출시...늙어가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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