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좋은친구들’ 철거로 강제 퇴거 위기..."제발 우리를 도와달라"
한국교회 나눔의 상징...한 달째 문 닫은 채 갈 곳 없어 발만 동동
35년간 매일 450~500여명의 노숙인들에 무료급식 제공
한국교회와 정부의 관심 및 절실한 지원 필요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 호소
한국교회 노숙인 나눔 사역의 상징, 서울역 '참좋은친구들'(이사장 신석출 장로)이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5년동안 매일같이 노숙인들에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던 장소가 건물 철거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해 한국교회는 물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참좋은친구들'의 위기는 코로나가 끝난 올해 들어 크게 불거졌다. 해당 건물을 매입한 새로운 건물주가 건물의 철거를 계획하며, 신석출 장로에 퇴거를 통보했고, 이에 당장 아무런 대책이 없는 신 장로 등은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참좋은친구들'은 지난 35년 넘게 서울역 노숙인에 매일 식사를 제공해 오고 있는 한국교회의 대표 무료급식 사역지다. 매일 서울역 인근에 거주하는 450~500여명의 노숙자가 이곳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참좋은친구들'은 2년 전 코로나가 절정인 시기, 감염을 우려한 지자체의 급식 중단 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주먹밥을 나눠주며, 사역을 지속키도 했다.
철거를 앞두고 철벽으로 막혀있는 '참좋은친구들'의 무료급식소가 있던 자리
노숙자들에 있어 밥은 생존이다. 신 장로는 "노숙인들에게 가장 무서운게 무엇인 줄 아느냐? 코로나? 아니다. 바로 배고픔이다. 배고픔을 겪어본 자는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안다"며 "노숙인들은 코로나보다 급식이 중단될까 심히 염려했었다"고 말했다.
신 장로와 직원들의 노력으로 '참좋은친구들'은 코로나 기간에도 예배와 급식을 계속할 수 있었다. '참좋은친구들'은 무료급식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정식 교회다.
주일은 물론이고, 매일 식사 전 2~3차례 반드시 예배를 드린다. 하루종일 찬양과 기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육의 양식 뿐 아니라, 영의 양식을 사람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참좋은친구들'의 헌신 덕분이다. 이런 '참좋은친구들'은 서울시장, 국무총리, 고려대 총동창회 등으로부터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참좋은친구들'이 위치한 건물이 최근 다른 업자에게 매입되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15년간 사역하던 이곳의 철거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신 장로와 직원들이 넋을 놓고 있던 사이, 건물주측은 법원 명령을 앞세워 용역을 동원, 급식소의 모든 집기를 강제로 철거키도 했다. 그 중에는 '참좋은친구들'의 십자가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악화되자, 신 장로와 직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집회에 돌입했다. 어설프게나마 현수막을 내걸고 확성기를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참좋은친구들'의 실상을 호소하고 있다.
신 장로는 "근 한 달여 '참좋은친구들'이 문을 닫으며, 당장 노숙인들이 밥을 먹을 곳이 없어 막막해 하고 있다. 우리가 큰 것을 바라나? 그저 노숙인들에게 밥 한끼 나눠줄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뿐이다"며 "35년을 함께 해 왔다. 노숙인들에 '참좋은친구들'은 친구 이상의 가족이 됐다. 가족이 배고픔에 굶주리는 것을 어찌 보고만 있으라 하는가?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참좋은친구들'은 단순한 급식소가 아니다. 예배를 드리는 교회다. 우리는 노숙인들에 밥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예배를 드리자고 한다.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복음으로 새로운 삶을 결단했다"면서 "한국교회에 진정으로 호소 드린다. 도와 달라. 노숙인들의 희망과도 같은 '참좋은친구들'이 이토록 허무하게 문 닫지 않도록 한국교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참좋은친구들'측은 최근 몇몇 노숙인들이 중심이 되어 '참좋은친구들'을 지키기 위한 자발적 비상단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